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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HL, FF14 1
    / Good Bye, World마침내 눈을 뜬다.*느리게 쏟아지는 감각 속에서 A가 첫 숨을 들이켰다.정수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급류가 휩쓰는 듯한 아찔한 부유감에서 간신히 벗어난다. 흐리던 감각이, 그러니까, 내가 이곳에 실존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의아함이 점차 물성을 가지더니 빚어지고 굳는다. 육신이, 그러나 단단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에 관한 질문은 밀어둔 육체가, 바닥을 디딘다. 그렇게 눈을 뜬다.사방이 어두웠다.위아래, 양옆을 가늠하기 어려운 심연이었다. 어두운 밤 누운 침대에서 무심코 들여다보고 만 가구와 가구의 ...
    lemb 2026.06.04. 14:06
  •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GL, 로드 오브 히어로즈 기반 1
    사르디나의 바닷바람엔 특유의 생선 냄새가 있다. 부둣가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소금기보다는 조금 더 눅진하고 찝찔한 비린내.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과 그로부터 분화하는 일상, 그 틈바구니에 숨죽인 포탄과 화약 냄새가 뒤섞여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로잔나는 말했다. 사는 것들은 대개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며 가장 손쉽게 찾아낼 수 있는 파편이 바로 냄새라고. 그렇게 이야기할 때 로잔나는 선착장 가장 앞머리에서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코넬은 몸을 쭈그려 앉은 채 찰랑이는 수면을 내려다보았다. 빈말로도 잠잠하다...
    lemb 2026.06.04. 13:47
  • 약 3천 자, 오마카세, 해리포터 기반 1
    정말 지치지도 않으시는군. 그게 브루노의 첫 소감이었다.B 가문의 집사장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해온 지 어느덧 육십 년이었다. 호그와트를 졸업한 직후부터 몸담아 온 덕에 B 가문과는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웬만한 사건은 브루노의 손짓 아래 쥐 죽은 듯이 처리됐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가주에게 올라가는 일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것을 본인의 사명으로 생각했고 지금껏 그렇게 행동해 왔다. 하지만 지금, B 가주의 집무실에서 어색하게 옷매무시를 만지작거리는 순간, 브루노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나 의...
    lemb 2026.06.04. 13:47
  • 약 8천 자, 실제 작업물, HL 1
    꿈을 꿨다.눈을 떴을 때 그는 침대에 혼자 누워 있었다. 곁자리는 누군가가 누웠던 흔적 없이 깨끗했다.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건 당연하다고, 꿈속의 A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하얀 침구를 정돈했다. 떨리는 손을 소맷자락에 감추고 안방 문을 열었다. B, 하고 이름을 부르며 침실을 나섰다.집안을 전부 돌았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서는 거리로 나갔다. 자주 들리던 옷 가게, LP와 악기를 산 음악 거리를 지났다. 모두가 약속한 날이라는 것처럼 아무도 없었다. B도 마찬가지였다. 새...
    lemb 2026.06.04. 13:46
  • 약 7천 자, 실제 작업물, BL, 현대 기반 1
    잘 자.어디 아파?ㅋㅋ어 아프다 꺼져A아??A아 답장 좀 * “A.”“…….”“A 군 없나요?”강의실 어디에서도 대답 같은 건 돌아오지 않는다. 머리에 듬성듬성 새치가 보이는 교수는 흠,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다음 순번으로 넘어갔다. B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무성의하게 대답하며 스마트폰 화면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벌써 몇 시간째 노려보고 있는 탓에 배터리가 간당간당한 화면은 누군가의 메시지를 띄운 채 영영 움직임이 없었다.그리고 그게 문제였다. 반응이 없다는 거. 대답도 뭣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바로 그 점. 싸늘하리만치 냉...
    lemb 2026.06.04. 13:46
  • 약 4천 자, 오마카세, 1차, BL 1
    날숨이 안개처럼 핀 밤이다. 땅거미 내린 지평선 위로 간헐적인 불빛이 깜빡였다. 일정하지 못한 거리를 두고 박힌 가로등이 꼭 이쑤시개 같다고 생각하면서 B는 모자를 한껏 눌렀다. 우산이 없었다. 출근길에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은 대가가 이렇게 돌아왔다. 나직이 한숨을 쉬며 걸음을 옮겼다. 빗줄기가 굵지는 않다. 그나마 다행이었다.회사 건물 처마의 끝단에 맞춰 서 있노라면 사방에서 우산 펴는 소리가 났다. 팡, 팡, 안녕히 가세요, 팡, 내일 봅시다, 팡, 수고하셨습니다, 네 당신도요, 그리고 다시, 팡. 접혔던 우산 살이...
    lemb 2026.06.04. 13:45
  • 약 5천 자, 실제 작업물, HL 1
    갖고 싶은 것은 그렇게 생겨난다. 멀리 있을 때, 돌아갈 수 없을 때./ 균형 잡힌 식사 中, 안미옥 “B, 아직이야?”A이 크게 외쳤다. 현관문에 기대어 선 그가 몸을 뒤척였다. 마땅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한번, 몸을 조금 앞으로 빼고서 소리쳤다. 아직이야? 커진 A의 목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대답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A은 신발을 벗었다. 망설임 없이 거실을 지나쳤다. 작은 식탁으로 부엌과의 공간을 나눈 듯한 거실은 불이 꺼진 채였다. 텅 빈 공간 특유의 적요가 손끝에서 아릿거렸다. A은 조금, 아주 조금 조...
    lemb 2026.06.04. 13:44
  • 약 2천 자, 사카모토 데이즈 기반 드림, GL, 실제 작업물 1
    무릇 킬러 양성 학교의 점심시간이란 총칼과 덮밥이 난무하는 군상극과 다름없기 마련이다. 킬러 지망생들이 모여 맛대가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덮밥을 입안에 욱여넣고 있던 바로 그때. A이 제 몫의 식사를 들고 줄에서 빠지려는데 소란이 일었다. 혈기 왕성한, 적어도 그렇게 포장할 수 있는 무투파 사람들의 집합이나 다름없는 곳이었으므로 기실 다툼 자체는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그때 A은 별다른 마음 없이 인파 속에 얼굴을 디밀었다. 마음은 가볍기 짝이 없었다. 오늘 점심이 마음에 안 든 두 사람이 벌이는 혈투 같은 데에 ...
    lemb 2026.06.04. 13:54
  •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기반 BL 1
    원체 삶에 미련이라는 게 없어서 말이야. 아니, 그렇다고 죽고 싶다는 건 아니고. 에헤이, 그 두 개를 동일시하면 쓰나.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나, 그것들은. 죽고 싶다는 상태가 얼마나 능동적인 상태인지 알아? 한번 생각에 빠져들면 나를 둘러싼 어지간한 것들이 날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니까. 그런데 삶에 미련이 없다, 이건 살다가 기회가 될 때 아프지 않게 죽어도 그다지 아쉽지 않다는 의미에 조금 더 가깝지. 죽음으로 나를 고꾸라트리겠다는 게 아니야. 어쩌다가 죽게 되어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야.차이...
    lemb 2026.06.04. 13:53
  • 약 7천 자, 실제 작업물, BL,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기반 드림 1
    “그냥 관두자. 그편이 나을 것 같다.”B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방금 이별을 통보 당한 사람치고는 터무니없이 무덤덤한 낯으로 그가 상대를 바라보았다. 짧게 친 고동색 머리칼. 적당히 두꺼운 눈썹. 평소 가볍고 말이 많은 성격인 것과 달리 지금은 얼굴이 어둡다. 제법 키운 몸이 움직였다. B의 어깨를 잡고는 어색한 손짓으로 두어 번 두드렸다. 위로인지, 도발인지, 혹은 둘 다 아닌 행위인지. 알 수 없었기에 B는 잠시 우두커니 서 있었다.일주년이 코앞이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대강 알았다. 그래도 이번...
    lemb 2026.06.04. 13:53
  • 약 6천 자, 실제 작업물,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기반 BL 드림 1
    이번 회차도 실패다. 신재현은 차분하게 결론을 내렸다.눈이 굴러 땅으로 향했다. 지난 몇 년간 숙소로 삼았던 아파트 옥상에 그는 서 있었다. 꼬이고 되풀이되는 시간 속에서,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기다렸다는 것처럼 이 숙소로 옮겼더랬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은 사십이 층 옥상. 난간에 기댄 채 신재현은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잇새에서 새어 나오는 망울진 숨이 찬바람을 만나 하얗고 꼬불꼬불하게 올라갔다.얼마나 오랫동안 나와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아이돌이라는 직업 특성상 일분일초 단위로 삶을 쪼...
    lemb 2026.06.04. 13:53
  • 약 5천 자, BL, 이터널 리턴 기반 1
    당신과 내가 둘이 남았다.B,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불리는 남자가 생각했다. 부드러운 북풍이 분다. 분위기와 걸맞지 않은, 오히려 그렇기에 더더욱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바람이다. 바람결에 풀잎이 스친다. 누군가의 기척처럼 느껴지는 부스럭거림에 B는 버릇처럼, 오래도록 갈고닦은 것만 같은 몸짓으로, 등을 돌린다.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면서 그는 새삼스럽게 생각한다.B. 나이는 삼십일 세. 국적은 러시아. 키는 백칠십팔 센티미터. 직업은, 번역가였던가? 통역사였던가? 음, 그런 게 중요하던가. 그에게 이런 ...
    lemb 2026.06.0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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