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 위를 노니는 손이 매끄럽다.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 특유의 거침없는 손길이다. 주전자에 물을 담고, 뚜껑을 닫고, 탁, 불 위에 올리고. 손수건으로 손을 닦고, 불을 켜고, 잔을 끌고 오고. 딱. 페루산 원두에서 쌉싸름한 향이 퍼진다. 한 번 태운 커피 원두 냄새가 사무실 전체를 메우기 직전, 꽉. 노끈으로 입구를 묶는다. 탁상 근처를 헤매는 잔향을 들이마시며 그라인더에 원두를 쏟는다.손님 대접용이니 잔을 신경 써야겠지. 이해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간혹 껍데기에 목을 매니까. 가지고 있는 종류 중 가장 깔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