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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 4천 자, 실제 작업물, HL, 집이 없어 드림 1
    “같이 연극 보러 갈래?”A은 대답하는 대신 눈을 깜빡였다. 책상 위에 엎어져 있던 몸이 반쯤 일어났다.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숙덕거리는 소리가 작게, 그러나 선명히 들려왔다. 데이트 어쩌고, 둘이 무슨 사이 저쩌고. 속닥거리는 소리에 목소리의 주인, B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미묘하게 낯이 붉어졌다. 시선이 희미하게 떨렸다. 한참 뜸을 들이고 나서야 A은 B이 자신을, 그러니까 제 대답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다.뜻밖의 일이었다. 적어도 A이 받아들이기에는 그랬다. 짧은 한마디에 짚을 구석이 한둘이 아니었다. 첫째. B에...
    lemb 2026.06.04. 13:52
  •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BL, 도검난무 기반 드림 1
    “A 군.”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A가 고개를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 낯익은 인영이 서 있었다. 구부정하게 굽혔던 허리를 바짝 펴며 A가 손을 흔들었다. 짧은 뜸을 두고서 상대가 움직였다. 신발 아래로 쌓인 눈이 밟히는 소리가 고요한 낮을 채웠다.함박눈이 멎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낮이었다. 해는 뿌옜고 기온은 낮았다. A는 손질용 기름과 천, 무기와 함께 마루에 앉아 있었다. 주기적으로 가지는 손질 시간이었다. 총은 검보다 투박한 인상을 가졌으나 손질의 까다로움으로 따지자면 뒤지지 않았다. 몸체와 부품을 문질러 ...
    lemb 2026.06.04. 13:52
  •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BL, 도검난무 기반 드림 1
    “A 군.”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A가 고개를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 낯익은 인영이 서 있었다. 구부정하게 굽혔던 허리를 바짝 펴며 A가 손을 흔들었다. 짧은 뜸을 두고서 상대가 움직였다. 신발 아래로 쌓인 눈이 밟히는 소리가 고요한 낮을 채웠다.함박눈이 멎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낮이었다. 해는 뿌옜고 기온은 낮았다. A는 손질용 기름과 천, 무기와 함께 마루에 앉아 있었다. 주기적으로 가지는 손질 시간이었다. 총은 검보다 투박한 인상을 가졌으나 손질의 까다로움으로 따지자면 뒤지지 않았다. 몸체와 부품을 문질러 ...
    lemb 2026.06.04. 13:50
  •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NCP, 판도라하츠 기반 1
    보이는 것도 흰 것이고보이지 않는 것도 흰 것일 때겹겹의 백지처럼어두운 곳엔 없는 기도를 했다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게 되면어른이 될까받고 싶지 않은 편지 뭉치를 받아들고서아침에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을 때까지매일 그게 궁금했다/ 가족의 색 中, 안미옥B가 눈을 떴다.젖은 바람이 불었다. 비가 올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바스커빌 저택의 뒤쪽, 작게 난 샛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자그마한 정원에서 아이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먹구름 같은 건 없었다. 다만 조금씩, 점진적으로 색채를 잃어가는 하늘과 공기...
    lemb 2026.06.04. 13:50
  •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GL, 포켓몬스터 기반 1
    낯선 울음이 들렸다.A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닫힌 방문 너머에서 무엇인가가 툭툭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작은 솜털 같은 것이 부딪히는 것 같았다. 소음에 맞추어 눈을 깜빡였다. 톡톡, 깜빡깜빡, 톡톡, 깜빡깜빡. 그리고 잠시간의 침묵. 제 앞에 앉은 B도 눈을 동그랗게 뜬 것을 확인한 A가 다시 방문을 바라보았다.생일을 앞두고서 가진 만남이었다. B가 A의 집에 찾아왔다. 예쁘게 포장한 생일 선물을 품에 안고서. 뺨을 희미하게 붉힌 B가 생일 선물을 건넸을 때 A는 얼핏 떨리는 손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현관에 ...
    lemb 2026.06.04. 13:50
  •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GL, 포켓몬스터 기반 1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일제히 파르르 흔들렸다. 거의 동시에 A가 멈췄다. 눈을 조금 동그랗게 뜬 채로.B와 약속이 있었다. 오후 네 시 삼십 분, 항상 가는 카페 앞에서. 카페는 쇼콜라가 맛있었으며 근처에 볼거리도 많아 약속 장소로 잡기에 알맞았다. 다만 이른 아침 A에게 급한 일정이 생겼다. 신곡 도입부 녹음을 딱 한번 더 딸 수 있냐는, 울기 직전인 담당자의 부탁을 A는 거절하지 못했다. 녹음실로 향하며 A는 B를 향해 메시지를 보냈다. 조금 늦을 것 같다는 말에 B는 눈을 찡긋거리는 이브이 이모티콘을 보냈다. ...
    lemb 2026.06.04. 13:49
  • 약 2천 자, 실제 작업물, 약한 영웅 기반 드림 1
    동사보다는 명사가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계절. 겨울 숲속의 말없는 산책. 고독 속의 고독. 고독 끝의 고독. 고독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 나뭇가지들은 나무를 떠나도 죽지 않았고 中, 이제니 * 주홍 불길이 인다. 라이터 점화하는 소리는 짧고 희미하다. 불티가 튄다. 하얗던 담배 끝이 검어진다. 시차를 두고 연회색 연기가 가늘게 피어오른다.문 닫힌 작업실 내부는 고요하다. 사람이 둘이나 있는데도 그렇다. 매캐하게 퍼지는 담배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며 A은 고개를 돌린다. 작업실에 ...
    lemb 2026.06.04. 13:49
  •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판도라하츠 기반 드림 1
    나는 지나가려고 했다자신이 하는 말이 어떤 말인지도 모르는 사람이진짜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반복이 우리를 자라게 할 수 있을까진심을 들킬까 봐 겁을 내면서/ 안미옥, 한 사람이 있는 정오 中*소나기가 장막처럼 거리를 감쌌다. 냉랭하게까지 느껴지는 습기가 뺨에 얇고 빈틈없이 스미고 있었다.우산이 채 막지 못한 물방울들을 갑옷처럼 두른 채 A가 걷고 있었다. 우산 위로 떨어지는 폭포 같은 빗소리에 발소리가 묻혔다. 바닥을 포장한 울퉁불퉁한 돌들에 발굽이 부딪힐 때마다 물방울 튀기는 소리가 났다. 하늘을 가린 먹구...
    lemb 2026.06.04. 13:49
  • 약 1천 자, 실제 작업물, 캐릭터 독백 1
    탁상 위를 노니는 손이 매끄럽다.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 특유의 거침없는 손길이다. 주전자에 물을 담고, 뚜껑을 닫고, 탁, 불 위에 올리고. 손수건으로 손을 닦고, 불을 켜고, 잔을 끌고 오고. 딱. 페루산 원두에서 쌉싸름한 향이 퍼진다. 한 번 태운 커피 원두 냄새가 사무실 전체를 메우기 직전, 꽉. 노끈으로 입구를 묶는다. 탁상 근처를 헤매는 잔향을 들이마시며 그라인더에 원두를 쏟는다.손님 대접용이니 잔을 신경 써야겠지. 이해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간혹 껍데기에 목을 매니까. 가지고 있는 종류 중 가장 깔끔...
    lemb 2026.06.04. 13:48
  •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HL, 해리포터 기반 1
    “이상하지. 꼭 네가 날 위로하는 것처럼 들려.”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A는 고개를 돌릴까 아주 잠시 고민했으나 결국 묵묵히 시선을 고정했다. 물결처럼 흔들리는 갈대밭이 눈동자에 맺힌다. 그 너머 한도 끝도 없을 듯 광활히 펼쳐졌을 검은 호수를 상상하며 얕은 숨을 삼켰다. 여상 같은 풍경이었다. 조금 빠른 박자로 맥동하는 심장이 유별나다고 느껴질 정도로.늦가을이었다. 어쩌면 초겨울이라는 말이 더 걸맞을지도 몰랐다. 날씨는 점차 추워졌고 아이들은 덩달아 몸을 움츠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일 년 간 바람 잘 날 없던 호...
    lemb 2026.06.04. 13:47
  • 약 1만 2천 자, 실제 작업물, FF14 기반 드림 1
    / Los Vidados“됐다.”마지막 음식을 놓고서 그라하가 두어 걸음 물러났다. 현관문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놓인 자그마한 제단이었다. 갖은 음식이 그 위를 장식했다. 토르티야에 치즈와 채소를 넣어 구운 엔찰라다, 신경 써서 직접 끓인 매콤한 토마토수프,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볶음과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빵까지. 정성 들인 한 상을 뿌듯하게 내려다보며 그라하가 허리에 손을 얹었다. 이 정도라면 아주 만족스러웠다.그림자 5월의 초입이었다. 날씨는 막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온갖 열매가 영글고 하늘이 높아지는 달. 때...
    lemb 2026.06.04. 14:04
  • 약 3천 자, 실제 작업물, HL 1
    / Antifreeze“A한테 줄 선물이니?”익숙한 목소리에 B가 고개를 들었다. 아는 사람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여는 생일잔치를 총괄하는 담당 수녀님이었다. 긴장한 것도, 멋쩍은 것도 같은 낯을 하고서 그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B가 살짝 물러나 자리를 만들었다. 부엌에는 단 두 사람뿐이었다. 겨울 시기의 보육원이 으레 그러하듯 부엌 특유의 음식 냄새도, 풍족한 식재료도, 하다못해 지글거리는 열기마저 없었다. 차게 굳은 화덕과 딱딱하게 말라비틀어진 장작이 유일한 동행이라면 동행일까. 냉기 스미는 벽면에 둘러싸인 채로 B는 ...
    lemb 2026.06.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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