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 효과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해변의 묘지 중, 폴 발레리
“오늘로 할래요.”
“뭘 말입니까.”
“내 기일.”
부싯돌을 비비던 손이 잠시 멈췄다.
고개를 들지 않고, B을 바라보지 않고, 요람처럼 쌓아둔 볏짚을 내려다보며, 거기에 그슬리기 시작한 희미한 잿불에 손끝을 비비면서, A은 나지막이 대꾸했다.
“마음대로.”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B도 알 것이다. 어깨 너머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기쁜 것 같지는 않았다.
침착한 낯과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A은 다시 부싯돌을 비비기 시작했다. 불꽃은 여러 번 튀었으나 결정적으로 불이 붙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제 손아귀에서 자꾸만 꺼지는 불씨를 내려다보며 A은 어쩌면, 어쩌면 그림자가 아니라 불을 다룰 수 있었더라면 인생이 조금 더 편했을지도 모른다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오두막에 깔린 냉기에도 꺼지지 않을 만한 불이 완성되었을 때 A은 일어섰다. 뒤를 돌았다. B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복부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
“붕대, 풀지 말라고 했잖습니까.”
“안 풀었어요.”
B이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다지 믿음직스럽지는 않았다. 피로가 얼룩진 낯을 내려다보면서 A은 무슨 말을 하는 게 좋을까 잠시 생각했으나 곧 고개를 내저었다. 말로써 어설픈 위로를 시도하는 대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투성이가 된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러 닦고 벽에 쓰러지듯 기댄 B에게서 조금 떨어져 앉았다.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대신 잉걸이며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매서운 눈보라가 부는 산등성이 어귀에 놓인 오두막에서 그들은 사이좋게 죽어가고 있었다. B의 신경이 날카로워진 건 어쩌면 그 탓일지도 몰랐다.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는 건 일종의 핑계였다. 하지만 건조한 그대로의 사실이기도 했다. 본래 이 시간이라면 그들은 본부로 복귀하는 헬기에 타고 있어야 했다. A과 B은 A급 에스퍼와 가이드 페어로서 설산 조난자를 구출하고자 처음 설산에 왔다. 그러나 요구조자의 마지막 구조 요청을 더듬어 다다른 곳에서 그들은 눈 속에 파묻힌 하얀 뼈와 셔벗처럼 얼어붙은 피, 그리고 그 주위를 배회하는 몬스터 여러 마리를 만났다.
사고는 거기서 났다. A의 싸움에 B이 휘말렸다거나, 눈먼 몬스터에게 공격당했다거나 하는 종류의 불운은 아니었다. 다만 무른 지반이 맹렬한 싸움을 견디지 못했다. A과 B은 몬스터들과 함께 사이좋게 구릉에서 굴러떨어졌다. A은 부러진 나무 그루터기에 등을 박으며 멈췄고, B은 약간 더 운이 나빴다. B은 나무 그루터기의 날카로운 가장자리에 빨래처럼 걸린 채로 발견되었다. 복부를 파고든 나뭇조각을 일일이 뽑아낸 건 A이었다. 몬스터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의식을 잃은 B을 내려다보며 A은 이대로 죽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절박함을 무기 삼아 그는 이 설산에는 곳곳에 비상용 오두막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출발하기 전에 가졌던 브리핑에서 들은 정보였다. 급한 대로 상처에 붕대를 감고 B을 부축했다. 그렇게 오두막에 다다랐고, 지금이었다.
거목도 부러뜨리는 무시무시한 눈보라는 그들이 오두막 문을 닫자마자 시작되었다. 그나마 운이 좋았다.
거기까지 되짚었을 때 A은 나지막한 B의 목소리를 들었다.
“소리 좀 줄여요. 라디오.”
A은 곧이곧대로 몸을 일으켰다. 전파를 잡기 위해 틀어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는 A의 손에서 한 풀 기세가 꺾였다. 볼륨만 줄이고서 그는 원래 앉아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마저 자리를 잡고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거기서부터 퍼지는 열기가 미미하게 뺨을 달궜다. 얼마 있지 않은 장작이 타들어 가며 따닥따닥 구슬 튀기는 소리를 냈다. 냉랭한 오두막을 가득 채우기에는 터무니없이 작았다. 하지만 희미한 신음을 삼킬 만큼은 컸다.
B을 바라보지 않으며 A은 생각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제멋대로 자신의 기일을 정하는 담대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걸까. 육체가 실제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저것은 분명 어마어마한 용기일 테다.
B의 상처는 여전히 피가 멎지 않았다. 제대로 지혈할 만큼의 붕대가 남아있지 않은 탓이었다. 지혈제나 소독약, 하다못해 진통제 같은 비상약들은 전부 눈덩이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점진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의 고통을 B은 홀로 감당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그는 진심인 양 농담을 던졌다. 오늘로 할래요. 내 기일.
“라디오.”
“…….”
“라디오 줄여요. 더.”
B이 씨근거리며 중얼거렸다. A은 군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에는 라디오를 완전히 껐다. 그러자 부피감 없는 적막이 내려앉았다. 그다지 무겁다거나 지리멸렬하지는 않은, 입으로 바람을 불면 날아갈 것처럼 느껴지는 희끄무레한 존재감. 그것으로 이루어진 적요. 전원이 꺼진 라디오를 바닥에 내려놓고서 A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똑같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아직도 얼음장처럼 차가운 나무 바닥 위에 앉았다.
옅은 고요 속에서 그는 작은 숨을 들이켰다. 눈을 감았다가 떴다. 저린 손을 내려다보았다.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심장에 집중했다. 두근거리는 박동을 따라 피가 온몸으로 퍼졌다가 돌아오는 감각을 느끼고자 애썼다. 다시 손을 보았다. 여전히 저렸다. 잘게 떨리고 있었다. 미약한 어지럼증을 등에 업고서 심장은 멈출 줄을 모르고 질주했다. 작게 앓으며 A이 벽에 머리를 기댔다. 층고가 낮은 천장을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눈을 감았다.
기실 B을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기는 했다. 가이드의 죽음은 장본인의 것, 한 개인의 생명 유실, 뭐 그런 거지만 에스퍼의 폭주는 하나의 재앙처럼 취급되었으므로.
몬스터와 싸우면서, B을 부축하고 오두막까지 향하면서, 죽어가는 두 몸을 건사하느라 힘을 지나치게 썼다. 널뛰는 힘을 안정시킬 여력은 지금의 B에게는 없었다. 가이딩 약물이 있었지만 이 좁은 오두막에서 얼마나 지내야 할지 몰랐다. 생각 없이 사용할 수는 없었다. 떨리는 손을 지그시 쥐며 A이 천천히 눈을 떴다. 건조한 눈으로, 마치 표피가 벗겨지는 것처럼 두 갈래로 갈라져 일렁이는 시야를 하나로 합치기 위해 허공을 노려보면서, 그는 B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B의 대답은 약간의 뜸을 두고 돌아왔다.
“올 것 같아요?”
“…….”
“정말로?”
이후 어떠한 말을 끄집어내는 대신 B은 깊게 날숨을 뱉었다. 그리고 몸을 벽에 파묻듯이 기대고서 웅크렸다. A은 B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했음에도 그의 예측을 매도하거나 비난하지도,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지적도 하지 않고서 침묵했다. 그는 대신 동조를 선택했다. 의심스러운 건 이쪽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어쩌면 이 임무 자체가 A을 제거하기 위한 상부의 계략이었던 걸까?
그다지 밉보였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예상가는 이유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A은 얼마 전 의도치 않게 상부의 치부를 만천하에 까발릴 뻔했다. 그와 비슷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싹을 자르고자 한 걸까. 누군가는 합리적이라고 부를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B은 달랐다. 일을 잘하는 가이드, 그것도 A급이나 되는 희귀한 고등급이었다. B은 누군가의 죽음에 휘말려 겸사겸사 처리하기에는 아까운 인재였다.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고 거기서 가능성을 책정한다는 개념을 좋아하지는 않았기는 했다. 하지만.
죽을 만한, 혹은, 죽임당할 만한 이유가 있는 건 A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보다 가파른 속도로 죽어가는 B이 아니라.
이것이 상부의 계략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정밀한 사실 확인을 거친 진실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뭉뚱그린 추측에 불과할지라도 기미를 포착했었다면.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솟아오른 궁금증에 A은 멍하니 거친 나뭇결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B은, 이 임무가 통째로 나를 끌어들이려는 미끼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의심했을지 모르는 당신은, 어째서 이 임무에 동행한 거지.
A의 눈에 B은 거의 죽음을 향해 질주하는 것처럼 보였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스포츠카, 멈출 줄을 모르는 자동 동력기, 뭐 그런 비슷한 것들과 닮았다. 비단 지금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부턴가 당신은 그렇게 되었다.
척추를 타고 온몸에 한기가 퍼졌다. 목덜미에서 소름이 돋았다. 추론에 의한 쾌감이나 두려움 같은 종류 때문은 아니었다. 살고자 하는 몸이 외치는 성마른 재촉에 가까웠다. 떨림은 손에서부터 팔로, 팔을 타고 어깨로, 어깨를 타고 목으로 번졌다. 불규칙적으로 떨며 A은 몸을 조금 더 웅크렸다. 모닥불로도 어찌할 방도가 없는 추위를, 거기서부터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 죽음을 손끝으로 더듬는 듯하다가, 종내에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용기가 이런 것이라면 기일을 발음하던 당신의 담대함도 엇비슷한 인력을 지녔던 걸까, 궁금해하면서.
“뭘 압니까?”
“뭘 아는 것 같아요?”
B이 되물었다. A은 잠시간 뜸을 들였다가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나도 모르겠어.”
눈앞이 울렁거렸다. 속에서 욕지기가 솟았다. 그대로 뱉을 수가 없어 입술을 질끈 깨물어 도로 삼켰다. 모닥불은 꺼지지 않았는데도 잇새에서 허연 입김이 피었다. 눈꺼풀이 무거웠다. 두 눈을 제대로 뜨고 있는 것조차 차츰 버거워지는 탓에 그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폭주 증상이었다.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윤곽을 더듬기 무섭게 그의 발뒤꿈치까지 엄습해 오고 있었다. 짙은 그림자 속에서 몸을 수그린 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감기는 눈 탓에 A이 느리게 시선을 내렸다. 제 몸과 벽이 맞닿은 지점에 고인 어둠, 거기에 꿈틀거리는 죽음이, 비탄이, 슬픔이 있었다…….
그것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어 A을 보았다.
이를 데 없는 서글픔에 몸이 젖었다. A은 어깨를 더 웅크렸다.
그로부터 한참 후 A은 B의 목소리를 들었다.
“살아 있어요?”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죽어가는 B에게 또다시 죽음을 논할 수는 없었다. A은 부디 제가 채 살아 있기를 바라며 입을 열어 대답했다.
“예.”
“검은 개가 당신 곁에 앉아 있었어요. 침을 흘리면서 당신을 보고 있었어요.”
“아닙니다.”
“당신은 내가 궁금해할 때만 살아 있는 것 같아.”
“나는 항상 살아 있었습니다.”
“거짓말.”
B은 다시 오래도록 침묵했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A은 B이 말했던 검은 개를 보고 있었다. 자신의 코앞에서 주둥이를 디민 채 그를 지그시 관찰하는 검은 개, 그 눈동자에 비친 환난과 훌쩍 가까워진 죽음을.
“내가 당신을 살릴 수 있을까?”
숫제 혼잣말이었다. 자신을 재촉하듯 부드러운 코로 제 이마를 문지르는 개를 내버려두면서, 그렇지만 역시 너와는 함께 갈 수 없다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A은 힘겹게 입을 벌려 말했다.
“가이딩 약물이 있습니다.”
“…….”
“아직은 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B이 중얼거렸다. 그럼 무슨 의미냐고 물으려는 순간 개가 사라졌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녹아버리는 바람에 A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모습을 감춘 개는 어두운 액체처럼 끈적해지더니 A의 그림자로 스몄다.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어깨 너머에서는 B이 끊임없이 말했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어쩌면 이건 전부 병자의 환시인가. 그렇다면 B도 자신과 같은 풍경을 보고 있을까. 알 수 없었다. B이 전하고자 하는 말, 그것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조차 명확히 할 수 없었다. A은 몸을 조금 더 웅크렸다. 검은 개를 흡수한 그림자가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폭주가 코앞이었다. B을 대피시키는 게 옳았다. 통제에서 벗어난 그림자가 제멋대로 널뛰다가 그를 삼키기 전에. 하지만 어디로? B은 심하게 다쳤고 밖은 여전히 거친 눈보라가 불었다. 죽어가는 그를 눈보라에 던져넣고 살아남기를 바라는 건 지나치게 무책임했다. 그렇지만 제 곁에 남는 것 또한 확정된 죽음의 순간을 조금쯤 유보하는 것밖에 되지 않을 텐데.
어떻게.
어떻게 해야.
“영혼의 죽음을 압니다. 나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영혼이 가지는 색을 본 적이 있습니다.”
“…….”
“아니, 아니야……. 나는, 당신을…….”
그때 B이 말했다. 자포자기한 존재의 혼잣말이라거나 분노에 찬 윽박과는 달랐다. 차라리 신실한 신자가 읊는 기도문과 닮았다. 이곳에 다다른 최초의 순간 이후 처음으로, A이 감았던 눈을 떴다. 울렁이는 속과 그 너머에서 살을 가르고 움트기 시작한 통증에서부터 눈을 뗐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느리게, 고개를 돌렸다.
B을 보았다.
복부에 손을 올린 채 B은 기대어 있었다. 뜨인 두 눈에서 혼곤한 고통과 오래 묵은 회한, 자취를 감추었던 검은 개가 뒤엉켜 비쳤다. 하지만 그는 이전 어느 때보다도 의식이 또렷한 것처럼 보였다. 잉걸이는 모닥불로부터 전해지는 열기와 특유의 빛살이 그의 뺨을 감쌌다. 그는 잠들지 않겠다고 서약한 사람처럼, 결코 이대로 죽을 수 없다고 맹약을 건 용사처럼, 두 눈을 힘주어 뜬 채, 제 기일을 입에 담았다고는 믿기지 않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는…….”
넘쳐흐른 피가 그의 외투를 적셨다. 작은 웅덩이 위에 B은 누워 있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거리를 좁힐 수도 없었다.
B을 내려다보며 A이 말했다.
“이만 잡시다.”
“…….”
“한숨 자고 나면 구조대가 와 있을 겁니다.”
몸과 함께 성대가 떨렸다. 볼품없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B은 곧이곧대로 행동했다. 잿불처럼 타오르던 결의,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만 같은 횃불, 그것들의 집합을 닮은 눈동자가 눈꺼풀 너머로 사라졌다. B은 곧 고요해졌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지나친 적요에 A은 오랫동안 B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미간을 자주 찌푸렸고 간헐적으로 경련하듯 손을 떨었다. 두꺼운 외투를 입은 탓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느리고도 꾸준하게 가슴을 부풀렸다가 꺼트렸다. 그렇게 말했다. 아직은. 아직은 기일이기에 이르다며.
한참 후 A도 눈을 감았다. 피로했다.
잠결에 그는 B의 목소리를 들었다.
“나는 죽으면 사라질 거야. 하지만 썩거나 마모되지는 않을 거야. 당신을 살리지도 죽이지도 않을 거야.”
“…….”
“떠나지 않겠다고 한 건 당신이니까.”
그날 A급 에스퍼 A과 A급 가이드 B은 조난 여섯 시간 후에 구조되었다. 최초의 구조 요청이 있고서 자그마치 네 시간 만이었다. 소방대원들은 그들의 구조가 늦어진 까닭을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눈보라가 심하게 치는 탓에 섣불리 진입할 수 없었다고. 구조되자마자 A은 안정실로, B은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A은 안정실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B은 이틀 만에 퇴원 후 단독 임무를 수행했다.
칠 월 십이 일, A이 안정실에서 올바른 수순을 밟고 퇴원했다.
다음 날인 십삼 일, 최북단 설원 지대로 임시 파견 나갔던 A급 가이드 B이 사망했다. 크레바스로 인한 추락 및 실족사였다. 깊은 골짜기에 삼켜진 탓에 시신조차 돌아오지 못했다.
A은 오래도록 기다렸다.
B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